감기에 장염까지, 여름을 힘들게 하는 증상들
- 구미 함소아한의원 이범주 원장
최근 진료실을 찾는 아이들 중 ‘배가 아파서’ 오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습니다. 무더위로 아이들은 아이스크림이나 청량음료와 같은 찬 것을 많이 즐겨먹었을 터. 더군다나 자칫 감기에 걸리기라도 하면 은근슬쩍 장염까지 따라오게 마련입니다.
여름에는 우리 몸의 기운이 겉으로 몰린 반면 속은 차가워져 위장의 면역력이나 기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게다가 한증막 안에서 사람이 활동하기 어려운 것처럼 장(腸)에 습한 기운이 쌓여 있어 장 자체가 움직이지 않고 늘어지기 쉽습니다.
문제는 여름 장염이나 배앓이, 만성설사에 시달렸던 아이들은 다가오는 가을, 겨울 기간동안 입맛을 잃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배앓이나 장염으로 인해 제대로 영양분을 섭취 못하고, 섭취한 것도 몸 밖으로 빠져나가게 되면 아이들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배앓이나 장염을 앓고 났을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 하나가 있습니다. 아이가 그간 잘 먹지 못한데다 구토와 설사로 기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해, 장염 후 기운을 보충하겠다며 기름진 음식을 먹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소화가 잘 되는 죽이나 누룽지 같이 부드러운 음식부터 차근차근 먹여야 합니다. 위장 기능이 제 상태로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는 기름진 음식이나 우유, 과일 주스,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설사를 다시 할 수 있습니다. 소화하기 힘든 현미밥보다는 성질이 따뜻하고 소화하기 쉬운 찹쌀을 섞은 흰 쌀밥이 좋습니다.
평소 장염이나 배앓이 예방을 위해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손 씻기는 언제든지 좋은데, 특히 음식 먹기 전과 화장실을 다녀온 뒤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합니다. 손을 씻을 때는 손가락 사이와 손톱 주변까지 꼼꼼히 닦도록 하며, 반드시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잘 닦아야 합니다.
더불어 비위가 약해서, 또는 위장에 열이 많아서 장염에 자주 걸리는 아이들은 뱃골이 크지 못해 잘 먹지 않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각각의 원인에 따라 비위를 강화하거나 위열을 내려주어 위장 활동을 도와줄 수 있는 처방과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